[공간기획] 첫 공간기획을 앞두신 분들에게

공간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일련의 과정은 ‘기획’ 그리고 ‘실행’ 이라는 두 단어로 끝내기에는 아쉽다. 이 간단한 두 단어 사이에 기획이 완성되기까지 기획자의 많은 고민과 시간이 필요하다. 이 기간이 끝난 뒤에는 이 기획에 기반하여 작업자들의 다양하고 정확한 작업이 수반된다. 물론 실행 과정에서도 기존의 기획이 언제든지 수정될 수 있기 때문에 집중과 긴장의 끈을 놓으면 안된다. 공간이 구현되고 정리되어 고객의 검토 및 수정 및 리뷰가 끝나면 95% 완료이다. 나머지 5%는 언제 요청이 올 지 모르는 AS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공간기획은 공간의 크기 또는 디자인 구성에 따라 여러 과정이 짧으면 한달, 길면 일, 이년까지 소요되는 Long-term 프로젝트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획자의 창의력과 재능 및 감각이라는 기본바탕에 끈기와 인내라는 마음가짐과 체력이 요구된다. 공간기획은 기획자가 고객이 구성하고자 하는 공간을 실현시키는 데 목표가 있기 때문에, 모든 과정 속에서 고객의 의도와 취향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의사소통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공간 기획은 사실 하나의 틀로 설정하고 방향을 제시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나, 첫 공간기획을 앞두는 분들께 드리는 글인 만큼, 가장 보편적인 방법에 대해 이 글에서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에 대한 팁을 드리고자 한다.

1. 공간기획 목표 수립

먼저 공간 기획에 앞서 바탕이 되는 조건들을 모두 인지해야 한다. 주로 고객과의 미팅을 통해 조건들을 알고 인지하게 된다. 이 때 공간은 ‘고객의 공간’임을 꼭 기억해야 한다. 공간 기획자는 공간을 기획하고 바꿔가는 데 상당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이 공간은 기획자의 순수 창작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기획자가 생각하기에 ‘열정’이라고 부르는 요소가, 고객에게는 ‘거슬리는 것’ 또는 ‘의도와 다른 것’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첫 기획자의 불타는 마음을 잠시 식혀 둘 수 있어야 원활한 기획이 주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기획자의 색깔, 즉 10~30% 정도의 스타일은 모든 공간 바탕에 지니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도록 하자.

a. 기획할 공간 정보 수집하기

기획할 공간에 대한 방대하고 정확한 정보를 수집하고 정리하는 것이 공간을 기획하는 데 가장 기본이다. 이를 통해 디자인적으로, 기능적으로 정확한 목표를 설정할 수 있고, 이를 실행에 옮기는 데에도 무리가 없기 때문이다.

a-1. 사전 준비

고객과의 미팅 전, 성공적인 미팅을 위해 여러가지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

  • 공간의 위치 및 용도를 미리 파악한다.

  • 예시를 찾는다. 비슷한 크기 또는 위치의 공간에 대한 아이디어 예시 또는 컨셉을 찾는다.

  • 고객의 정보를 (취향, 공간의 쓰임 등) 미리 알 수 있으면 좋다.

  • 공간에 대해 필요한 정보 또는 의문점, 궁금한 점들을 미리 질문지로 작성해 미팅 시 활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a-2. 고객과의 미팅

고객과의 미팅을 통해 요구사항을 정확히 파악하여 공간 컨셉 및 용도를 설정해야 한다. 최대한 많은 정보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고객과의 공감 및 소통에 집중한다. 고객과의 대면미팅을 가장 추천한다. 미팅 이후의 다음 미팅 또는 전화 및 문자의 소통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첫 미팅에 공간 기획에 필요하거나 영감이 될 정보 및 아이디어를 최대한 많이 수집하는 것이 좋다. 이 단계 전, 후로 공간의 실제적 크기를 측정하고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공간의 크기를 파악할 때는 도면을 작성하는 것이 좋은데, - 일반 건물의 경우 건축주, 등기소 또는 부동산 사이트 등에서 공간 처음 건축 시의 도면을 받아 비교해보면서 측정하면 정확한 실측을 할 수 있다.

  • 공간, 공간 별 크기 및 정확한 용도

  • 공간 구성 시기

  • 취향- 컬러, 느낌, 아이디어 등

  • 예산

  • 주거공간일 경우 – 공간 사용자의 정보(명 수, 관계, 공간 활용목적, 특징 등)

b. 본격적인 목표 수립하기

b-1 컨셉 정하기

공간에 대한 정보수집이 어느정도 완료되면, 공간에 대한 컨셉을 설정한다. 이는 주로 공간 전체의 균형을 잡는데 목적이 있다. 물론, 공간 별 다른 컬러 및 취향을 반영하고자 하는 고객이 있다 그러나 아무리 공간별 특성이 다르다고 해도 전체적인 균형 및 조화가 갖추어 진 공간을 기획하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공간 컨셉을 정하고, 보드로 만드는 것이 기획자로서 컨셉을 인지하고, 고객에게 설명하기에도 좋다. 컨셉을 정하는 데에 주로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고려한다.

  • 공간의 분위기

  • 컬러조합

  • 텍스처

  • 조명

  • 스타일

  • 모양(공간 또는 디자인)

  • 참고하기 좋은 사이트 – Pinterest, Instagram, Dezeen, milk 등 인테리어 사이트 및 매거진

컨셉 설정이 완료되었다면 고객과의 컨셉 설정 리뷰시간을 갖는다. 왜 이런 컨셉을 설정하였는지에 대한 설명이 전달되어야 한다. 특히, 컨셉 설정이 기획자의 임의 선택이 아니라, 모두 고객과의 미팅을 통해 설정되었다는 것에 대한 근거를 더하는 것이 좋다.

b-2 공간 기능 설정하기

공간의 크기 또는 구성에 따라 공간의 기능을 다양하게 설정할 수 있다. 물론 고객이 미리 설정한 뒤 기획자가 구성만 하는 경우로 있지만, 공간 기능 설정 요청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여기서 간단하게 다루기로 하겠다.

공간 기능을 설정하기 가장 쉽고 대중적인 방법은 다이어그램을 활용하는 것이다. 고객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빈도수가 많은 행동, 기능 등을 큰 동그라미에 그리고, 다양한 특징을 가지치기로 적어 넣는다. 이렇게 되면 중요한 기능을 하는 행동이 가능한 공간별로 나누거나, 공간의 위치를 가깝게 하거나 또는 배치하기가 보다 쉽다. 고객에 논리적인 근거를 들어 설명하기도 좋다.

목표 수립 및 기본적인 stage가 끝이 나는 것은 함상 ‘고객의 confirm을 받은 뒤’ 라는 것을 잊지 말자. 물론 기획자 본인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스타일의 공간을 구성한다면 기획자과 고객 모두 행복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내가 한번도 생각 해 본적 없는, 또는 내가 가장 싫어하는 공간을 맡았을 때, 언제까지 갖가지 핑계를 대며 “저는 이 공간을 기획할 수 없겠습니다.”라는 말을 할 수는 없다. 물론 힘들고 어렵겠지만 자신을 믿고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것이 공간 기획자로서 성장할 수 있는 소중한 밑걸음이 된다. (경험 상 여기서 오는 메리트는 아주 크다!)

2. 공간 기획하기

2-1 도면 작성하시 및 3D 구현하기

공간을 기획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가 끝났다면, 이제는 본격적인 기획에 들어갈 단계이다. 그동안 학교, 학원 또는 독학을 통해 갈고 닦은 디자인 스킬을 펼칠 수 있는 기회이다. 그러나 스킬은 스킬일 뿐, 목표를 위한 도구는 절대 전부가 아니다. 트렌드에 맞는 도배, 장판 조명, 가구를 화려한 컴퓨터 프로그램 스킬로 배치하는 것이 공간 기획의 전부라고 생각한다면, 시야를 조금 넓힐 필요가 있겠다. 필자의 특징인지는 모르겠으나, 본인의 디자인감각을 점차 크게 키워 나가는 것이 본인의 경쟁력, 국가적 경쟁력 그리고 나아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디자인 중간에 너무 힘든 과정으로 고민을 하거나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을 수도 있다. 기획하는 공간이 남의 공간이긴 하지만, 기획자 본인의 넓은 디자인 적인 시야를 드러낼 수 있는 포트폴리오가 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기를 바란다.

공간 기획은 주로 컴퓨터 프로그램인 Auto CAD로 평면도, 입면도 등 도면을 그린 뒤 Sketch up 또는 3D MAX, Rhino등의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3D로 구현하는 방법 사용한다. 공간의 규모, 예산, 기간 등에 따라 퀄리티가 달라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기본적인 틀이나 용도, 기능에 맞게 보기 쉽게 기획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면을 작성하는 데 있어서는 딱히 드릴 팁이 없다. 이미 잘 알고 계실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공간 기획을 위해서는 기술적인 부분을 가장 중시하는 면이 있는데, 이를 위해 컴퓨터 프로그램 활용 실력은 기본으로 갖추어야 공간 기획 일을 한다는 암묵적 자격이 생기기 때문이다. 아직도 유럽에서는 손으로 도면을 그리는 것을 중요시하는데, 컴퓨터 도면을 그리는 데 힘들다고 느끼신다면 여러가지 제도 도구를 구비해 손으로 그리는 연습을 하시는 것도 도움이 되겠다.

스킬적인 부분에 어려움을 느끼셔서 즉각적인 해결이 필요하시다면, 역시 우리의 네이버 블로그에 다양하게 검색하여 해결하는 방법이 있다. 시간을 두고 해결해도 된다면, 카페에 가입해 고수분들의 조언을 듣는 것도 좋다. 추천 카페 : 실내건축가 클럽 https://cafe.naver.com/indesignclub

2-2(Optional)샘플보드 만들기

한국에서는 공간기획을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인테리어 공사로만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공간기획의 전반적인 디자인을 모두 기획자가 담당한다. 즉 홈스타일링에 해당하는 가구, 조명, 식물, 악세서리 등 모든 제품을 스타일링 하는 것도 기획자의 몫이다. 이런 부분도 커버하는 경우, 샘플보드- 즉, 스타일링 될 가구, 조명, 식물 등을 모두 리스트를 적고 ppt 형식으로 보여주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 때도 공간 컨셉과 분위기 등을 표현한 컨셉 보드를 참고하면서 작업하도록 한다.

도면작성 및 디자인이 끝나면 고객과 미팅을 갖고 컨펌 한다. 이 단계에서 가장 많은 수정 요청이 발생한다는 점을 명심하고 논리적으로 준비한다. 대안을 미리 준비하는 것도 바람직하겠다.

3. 공간 기획 실행하기

기획한 공간을 실제로 구현하는 단계에 이르렀다면 공간 기획의 55% 완료되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앞으로의 단계에서는 정확성과 유동성을 아우르는 상황을 파악하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

a. 설치 목록 작성하기

공간 안에 설치될 다양한 제품들의 구비목록 및 가격표를 작성한다. 엑셀파일로 한번에 정리하는 것이 가장 편하다. 탭을 두개로 나누어 요약인 ‘갑지’그리고 세부 내역서인 ‘을지’를 작성한다. 일단 전체적인 총액을 보기 쉽게 나타낸 ‘갑지’는 아래와 같이

확장 공사 / 창호 공사 / 도어 공사 / 도기 공사 / 수전 공사 / 타일 공사 / 가구 공사 / 조명 공사 / 전기 공사 / 도장 공사 / 시트 공사 / 바닥 공사 / 도배 공사 / 목 공사/ 철거 공사 / 기타 공사 등으로 항목을 나누어 액수를 적고 총액을 적는 방식으로 요약 계산서를 작성한다.

그리고 세부 내역을 적는 ‘을지’에는 각각 공사에 필요한 세부 내역을 적는다.

  • 종류와 수량, 단가

  • 노무비

  • 비고사항

을 함께 적어 총액을 내고, 경우에 따라 기타항목비 또는 수수료를 총액과 함께 적는다. 혹시 모르는 비상상황에 대비하여 예비비를 적는 것도 좋다. 고객에게 confirm을 받은 뒤 계약서를 작성하고 계약금을 받는 경우가 많다. 이 때 바로 필요한 물품을 주문하고 작업자들의 스케줄을 설정하여 공사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한다.

b. 공사

공간의 종류 및 규모 등에 따라 공간을 구현하는 공사 순서에는 차이가 있다. 그렇지만 평균적인 공사 순서는 아래와 같다.

  1. 철거

  2. 설비

  3. 방수

  4. 목공

  5. 전기

  6. 타일

  7. 도배

  8. 전기

  9. 장판

  10. 가구

  11. 청소

(상황에 따라 동시/분리적으로 진행된다)

공사가 들어가면 시간과 정확성을 시키기 위해 예민해지는 경우가 많다. 공사를 관리, 감독하는 역할이 중요한데, 이때 작업자 들과의 우호적인 관계형성이 공사의 성공유무를 결정할 수 있다. 형평성과 정확성, 그리고 여러 사람들을 포용하며 지시할 수 있는 리더십도 요구된다.

3. 마무리하기

a. 정산하기

어떤 기획이던 정산은 중요하다. 작업자들의 임금은 공사가 끝나자 마자 계좌로 드리는 방법을 추천한다. 작업자들은 하루 일당으로 생활하시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밀리는 일이 없어야 한다. 그러나 현금으로 드릴 경우, 딱히 증거가 남지 않아서 계좌로 드려 정산 근거로 남기는 것이 좋다. 세부 계산서 또는 영수증을 정리하여 정산에 오류가 없도록 한다.

b. 공간 마무리 하기

마무리된 공간은 이미 청소가 끝난 상태여야 한다. 그러나 공사시에 발견하지 못한 여러가지 문제점-이음새, 코너부분, 도어, 싱크 등 작동 오류, 조명 컬러 및 마감 등을 철저히 점검하여 고객에게 선을 보일 수 있게 준비하는 것이 좋다. 처음에 기획했던 컨셉보드, 샘플보드, 도면, 3D모델링 사진, 구현 후 같은 위치에서 찍을 사진 등을 한데 모아 고객께 보고서 또는 제안서 형식으로 드린다. 이후 잔금을 받으면 되겠다.

여기까지 완료했다면 당신은 긴 공간기획의 95%를 완료한 것이다. 첫 공간 기획이라는 가슴 떨리는 직업을 가진 당신은 정말 고생 많았다고 하며 어깨를 두드려주고 싶다. 앞으로 당신이 어떤 작업을 선택하던지 항상 설레고 기쁜 마음이 함께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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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Page has been written and edited by Moonjung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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