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기획] 제품 촬영 기획하기

제품 기획이란 시장에 판매할 제품의 기본적인 사양, 컨셉, 가격 등을 계획하고 이를 만들어 내는 전반적인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제품을 판매하는 비즈니스에서는 제품 자체가 비즈니스 기획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아티클에서는 제품을 시장에 내놓기 위해 진행하는 여러 기획 중 하나인 '촬영'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한다.

​I. 제품 기획? 촬영 기획?

보통 제품 촬영의 경우 사내 디자이너 또는 영상 관련 업무 담당자가 기획하는 경우도 있지만, 에디터, 마케터, 또는 기획자가 촬영 기획까지 준비해야 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특히 제품 촬영을 처음 하게 되거나 내부에서 리드할 수 있는 사람이 없을 때 돈은 돈대로 지출하고 원하는 결과물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모든 일에는 달성하고 싶은 목표가 있고, 해당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계획이 있을 터, 촬영 기획이란 '촬영'이라는 목표를 잘 달성하기 위한 계획과 액션을 담은 것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촬영하는데 특별히 어떤 기획이 필요한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결국 모든 일에서 저지를 수 있는 과오와 동일하게, '막상 하려고 보면 이거 보통 일이 아니네.'하고 느낄 수 있다! 따라서 본 기획 매뉴얼은 이와 같은 과오를 줄여주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하고자 한다.

1. 제품 촬영이란?

보통 '촬영'이라고 한다면 촬영의 피사체가 인물이 되거나 풍경이 되는 것을 쉽게 떠올릴 수 있다. 일반인들이 쉽게 접하는 '촬영'이라는 것은 (업으로 삼지 않았을 때) 내가 추억하고 싶거나 기억하고 싶은 어떤 이미지상을 남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품 촬영이라는 것은 그저 기억하거나 추억으로 남기기 위해 찍은 사진과는 확연히 다른 점이 있다. 그 차이점은 바로 다음과 같다. ​

1) 목적: 판매하고자 하는 제품(생물이든 물건이든)을 촬영하는 것이다. - 촬영한 이미지를 '추억'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를 매개로 소비자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 제품의 특장점을 전면에 부각할 수 있는 컨셉과 구도를 잘 살려 촬영해야 한다. 2) 영역: 비즈니스 영역에서 진행되는 촬영이다. - 일반적으로(혹은 취미로) 촬영을 진행할 때 고려해야 하는 대상은 피사체와 작가 관계만 있겠지만, 비즈니스 영역에서 촬영하게 되면, 해당 이미지를 결국 소비할 소비자를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 - 제품 촬영을 '선물 준비'라고 생각하면 쉽다. 선물을 주고자 하는 사람이 원하는 이미지를 끊임없이 구현하려고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2. 제품 촬영을 잘하기 위해서 고려해야 하는 점은?​

1) 목적에 부합하게 촬영하자!

제품 촬영이란, 판매하고자 하는 제품을 촬영하는 것이다. 따라서 제품 촬영을 잘하기 위해서는 팔고자 하는 제품이 '어떻게 하면 잘 팔릴까'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소비자들의 구미를 당겨올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텍스트로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하나의 이미지만으로도 우리 제품을 잘 설명할 수 있을까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 ​

가끔 제품의 물리적인 구조나 모양에 어울리는 구도와 컨셉이 실제 소비자가 그리는 이미지(象)과 다른 경우가 있고, 그럴 때 명확한 컨셉의 방점을 찍지 않으면 막상 촬영하고 났을 때 '사진은 좋은데, 우리 제품 같지가 않은데?'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비즈니스 영역에서 촬영은 예술이라기보다는 실용에 가까운 영역이므로 이미지의 완성도나 예술성보다는 결국 이미지를 기반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충실한 컨셉에 맞추는 게 좋다.

2) 취미로 촬영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잊지 말자!

고로, 한 컷 당 촬영에 있어서 스튜디오 대여료, 필요한 경우 스타일리스트 기용 비용, 기타 촬영 소품 구매 비용, 모든 순간순간이 다 돈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품 촬영 자체에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한 번에, 잘 찍기"다. 일상에서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촬영하거나, 또 디지털카메라로 찍으면서 사진을 수만 장 찍는 것에 무감각해지기 쉬운데, 비즈니스 영역에서 사진을 찍을 때 제품 촬영 또한 '수 만장 찍고 그중에서 잘 나온 것 몇 개 고르면 되겠지 뭐!'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한 컷 한 컷, 참여한 각 분야의 사람들의 시간이 들어가고, 사람들의 시간은 곧 리소스(=자원)이다. 그러므로 한 번에 잘 찍을 수 있도록 기획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꼭 한 번이 아니더라도 다 찍었는데 쓸만한 사진이 하나도 없는 상황은 절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3) 제품 촬영이라고 해서 다 같은 제품 촬영이 아니다!

'제품 촬영'이라는 이름 안에서 해당 제품이 무엇이 되느냐에 따라 촬영 스타일 및 필요한 물품은 천차만별이 된다. 제품 촬영은 보통 물성이 있는 제품 자체를 촬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제품을 선전하는 모델 촬영과 구별되며, 보통 1) 누끼컷(온전히 제품만 보이도록 촬영하는 것) 또는 2) 연출컷(소품 및 배경을 활용해 제품을 돋보이게 촬영하는 것)으로 구분한다.

제품의 개수에 따라 다르겠지만, 하루 동안 전제 제품의 누끼컷을 모두 촬영하고, 이후 연출컷을 모두 촬영하는 것은 보통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물리적 시간의 한계를 분명히 인지하고 1) 누끼컷 또는 2) 연출컷의 노선을 확실히 하는 게 좋다. 보통 제품 촬영을 처음으로 하는 경우 전 제품 누끼컷을 진행하고, 이후 연출은 별도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3. 제품 촬영 기획하기

본격적으로 제품 촬영을 기획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업무들이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이 또한 촬영을 진행하는 계절, 시기, 장소, 스튜디오 퀄리티, 기타 스태프 기용 여부 및 제품의 종류에 따라서 변경 적용되어야 할 부분들이지만 기본적으로는 다음의 프로세스를 인지하고 있으면 촬영 기획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1) 물리적인 조건들 결정하기

  • 스튜디오 대여하기: 일정 및 시간 정하기 - 튜디오(장소)만 대여할 것인지, 포토그래퍼(촬영기사) 및 디자이너(후보정)을 함께 예약할 것인지 결정 - 일정 및 시간 당 비용 비교 (단 가격보다는 퀄리티 비교가 먼저)

  • 디자이너, 스타일리스트, 푸드스타일리스트 기용 여부 확정 및 기용하기(필요 시) - 연출 컷으로 진행할 경우 필요에 따라 스타일리스트 기용 여부 확정 - 제품이 음식인 경우 푸드스타일리스트 기용 여부를 확정

  • 참여할 스태프 인원수 및 업무 분담 - 촬영 현장 총 디렉팅 담당 - 제품 및 소품 셋팅 담당 - 촬영 진행 사항 체크 담당 - 현장 담당 스태프

2) 촬영 대상 및 컨셉 정하기

  • 촬영 대상 정하기

    • 촬영 대상 제품 넘버링 하기(총 개수)

  • 컷 정하기

    • 정면 컷, 측면 컷, 탑 뷰 컷 등 필요한 컷 정하기

      • 넘버링한 제품 순서에 따라 컷 순서 정하기

      • 넘버링한 제품 순서에 따른 컷 넘버링 (최종 결과물로 도출되어야 하는 컷 개수를 확고히 인지할 것)

    • 컷을 정한 후 해당 컷 촬영 시나리오 정하기 (순서)

      • 스튜디오의 장비 및 카메라 대수에 따라 카메라를 옮기며 촬영해야 하는 경우 1) 제품 별 정면, 측면, 탑 뷰 촬영 또는 2) 정면 컷 촬영 (전체 제품) 이후 측면 컷 촬영, 이후 탑 뷰 촬영으로 진행하는 방식으로 택 1하여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 컨셉 정하기

    • 누끼 촬영이라도 제품이 용기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 (ex 음식 제품 촬영 시 그릇) 이와 같은 경우 어떤 컨셉으로 촬영할지 확정해야 한다.

    • 연출 컷은 해당 제품의 브랜드에 맞춰 촬영하는데, 이는 시즌별/용도별 컨셉이 천차만별이며, 중요한 것은 컨셉을 촬영 이전 확고히 정하는 것이다.

3) 준비물 리스트업 하기

  • 메인 제품 준비

    • 모든 제품은 무조건 최상급으로 준비할 것.

      • 기스가 나거나 상처가 난 제품을 배제할 것

      • 여분까지 준비할 것

      • 제품의 패키지가 있는 경우 해당 패키지까지 온전히 준비할

  • 보조 소품 준비

    • 연출 컷 촬영 시 필요한 소품 준비를 할 땐 최대한 제품 개수(+여분 개수)에 맞춰 준비하는 게 좋다.

      • 예컨대 음식 촬영 시 그릇이 필요한 경우, 음식 제품이 8개이면 그릇을 하나만 준비해 재활용하는 게 아니라 그릇 또한 8개 이상을 준비해 처음부터 다 세팅해놓고 촬영을 진행하는 게 시간을 절약할 방법.

  • 기타 촬영별 필요한 예비품 준비

    • 물티슈, 화장지, 행주, 마른걸레 등 제품을 닦을 때 필요한 기본 소품

    • 음식의 경우 올리브유 및 워터 스프레이 등 '신선함'을 연출할 수 있는 소품

    • 출력한 기획안 및 예상 컷, 레퍼런스 출력

4. 촬영 기획안 작성하기

1) 전체 촬영 개요 (일시, 장소, 참석 인원 및 각자의 업무 분담)

  • 일시: 스튜디오 대여 일시를 기준으로 앞뒤로 30분 셋팅 시간으로 여유 시간을 두면 좋다. 세팅을 위한 여유 시간을 가질 수 있는지는 스튜디오와 꼭 논의할 것.

  • 장소: 스튜디오 장소를 이미지 또는 지도 URL과 함께 표시하면 좋다. (물품이 많이 필요한 경우 차량으로 운반이 필요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주차 여부까지 확인할 것)

  • 참석 인원 및 업무 분담: 참석하는 모든 사람의 연락처와 각자의 역할을 사전에 취합해 한 장표로 정리하면 현장에서 원활한 진행을 하기 좋다.

2) 촬영 제품 안내와 촬영 컨셉 안내

  • 촬영 제품 안내: 위에서 언급한 대로 다음의 정보들을 포함한다.

    • 전체 촬영 제품 나열 (제품 이미지 + 넘버링)

    • 전체 컷 나열 (측면, 정면, Top View 등 명시 및 넘버링)

  • 촬영 컨셉 안내: 줄글 및 키워드로 촬영 컨셉을 정리한다.

    • 촬영 레퍼런스를 추가하면 좋다.

3) 촬영 예상 컷 & 레퍼런스

  • 전체 촬영 예상 컷을 시나리오(순서대로) 정리한다.

  • 촬영 레퍼런스를 추가하면 좋다.

4) 필요 물품 - 촬영 대상 제품 및 보조 소품, 예비품 (리스트)

  • 촬영 당일 구비되어야 하는 모든 준비물을 항목별로 정리해 리스트업한다.

  • 메인 제품 및 보조 소품, 예비품의 항목을 1) 해당 준비물명 2) 수량 3) 비고 (자세한 소개)로 정리해 기획안에 명시한다.

※ 이렇게 작성한 기획안은 촬영 당일 참고 할 수 있도록 여분으로 출력해 가는 게 좋다. ※ 또한 촬영 예상 컷과 레퍼런스도 낱장으로 인쇄해 촬영장에 순서대로 붙여 놓도록 하자! (촬영이 진행되고, 컷이 셀렉되면서 하나씩 붙여놓은 종이를 제거하면 놓친 게 없는지 확인도 되니 일거양득이다.)

5. 제품 촬영 기획의 팁

  • 한계를 반드시 정하기

    • 사진 한 장 당 소요되는 시간은 제품과 스튜디오 사정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온종일 스튜디오를 대여했다고 하더라도 모든 제품을 한 번에 다 찍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보다 '좋은 사진'을 건지기 위해서 한계를 반드시 정하는 게 좋다.

  • 레퍼런스와 비품은 다다익선

    • 사진 촬영에 앞서 레퍼런스는 가능한 한 많이 보는 게 좋다. 다양한 사진 구도와 이미지를 볼수록 좋은 사진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질 수 있기 때문!

    • 준비물(비품)은 다다익선이다. 촬영장은 예상할 수 없는 일이 발생하기도 하고, 막상 스튜디오에서 촬영을 진행하게 되면 아쉬운 사항들이 눈에 보일 수 있다. 최대한 촬영을 원 없이 진행하고 좋은 사진을 건지기 위해서는 준비를 아까워하지 말자.

  • 아낄 수 있는 건 아끼고, 아낌없이 투자할 것은 투자하기

    • 제품 자체가 스타일링이 필요한 경우 스타일링 전문가를 부르는 것을 아까워하지 말자. 막상 사진을 찍어보면 전문가의 손길이 닿은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분명 차이가 나기 마련이다.

    • 특히 푸드와 관련해서는 꼭 푸드 스타일리스트와 협업하는 것을 추천!

  • '촬영'을 하나의 행사로 생각하고 기획하기

    • 촬영을 하나의 행사로 생각하고 시나리오와 스케줄을 작성하고 이를 점검하면서 촬영에 임하면 좋다. 시나리오와 스케줄을 함께 보면서 진행된 사항을 체크하면 시간을 단축시기고 효율적인 업무가 가능하다.

6) 기타 촬영 관련 소회

  • 촬영장의 분위기를 좋게 만드는 법: 음악과 간식 (+a = 식사)

    • 꼬박 하루를 함께 보내야 하는 스태프들과 기왕이면 좋은 바이브로 일하고 싶다면 촬영장에 스피커와 좋은 선곡 리스트를 준비해가자. 맛있는 식사(보통 배달을 많이 시키지만)와 넉넉한 주전부리가 마련된다면 금상첨화!

  • 촬영은 지루하고 피곤할 수 있음을 인지하기

    • 포토그래퍼가 아닌 이상 촬영장에서 마케터(기획자)가 해야 하는 일의 8할은 '대기하기'다. 미리 대기하기가 주 업무인 점을 알고 가면 현장에서 혼란을 덜 하게 될 것이다.

    • 추울 수 있고 더울 수 있으므로 현장 컨디션을 미리 체크하고 필요한 물품(ex. 핫팩 및 손 선풍기 등)을 준비해가면 좋다.

  • 전문가의 각자 영역을 존중하기

    • 이미지를 촬영하거나, 제품 연출을 하는 것, 제품을 세팅하는 것, 이미지를 셀렉하는 것 등 모든 부분에서 전문가의 영역을 존중하는 게 좋다.

    • 물론 현장에서 아이디어를 개진하고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 것은 좋지만 말이다!

  • 그 어떤 것 하나도 '저절로' 되는 건 없다는 점을 인지하기

    • 모든 일이 그렇듯, 제품 촬영도 저절로 되는 건 없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치밀하게 준비하자!

※ 기타 참고하면 좋을 제품 촬영 관련 콘텐츠: https://brunch.co.kr/@studiowor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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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Page has been written and edited by Haesom 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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